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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에 타이거우즈가 스폰서를 하는 대회인 Chevron World Challenge에 갤러리로 난생처음 다녀오고 나서 다음번에는 PGA 대회 중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근처에서 하게 되면 자원봉사를 꼭 하리라 하여 이번주에 하고 있는 Northern Trust Open(NTO)에 신청을 했었다. 신청하고 두어달이 지난 오늘 처음으로 자원봉사를 다녀왔습니다.
한국의 K(L)PGA는 참가해 보지 않아서 모르나, PGA 자원봉사는 대회마다 일정금액을 받습니다. 이번 NTO는 $70을 받고 미리 자신이 원하는 일을 선택하여 신청합니다. 물론 신청한다고 그대로 배정해 주는 것은 아니고, 조직위원회에서 할당을 해주고 메일로 알려줍니다. 마인드골프는 원래 Walking Scorer - 선수들과 같이 다니면서 스코어 해주는 것 - 를 지원하였으나, 그것은 안되고 Pro-Am Event에 할당되었습니다. Pro-Am은 프로선수와 아마추어 선수가 한 조를 이루어 보통 공식 대회 시작 바로 전날인 수요일에 하곤 합니다. (Pro-Am에 대한 내용은 아래 블로그 참조)
자원봉사 신청을 하게 되면 아래에 나열된 혜택(?)을 주는데요. 유니폼의 경우는 사이즈를 신청서 작성 시 정해서 알려주면 대회 시작 전주에 자원봉사 패키지를 나눠줄때 유니폼과 기타 기념품을 줍니다. $70을 내고 신청한 자원봉사는 아래 것들을 포함합니다. 아래 나열된 것들만 봐서도 충분히 $70 이상의 값어치를 하기에 자원봉사 하는 것 이외에도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이 대회는 2일 full day로 근무가 있습니다.
- 골프 티 상의
- 골프 바람막이 겸 외투
- 모자
- 자원봉사 입장 배지(대회주간 월~일까지 출입할 수 권한이 있음. 자원봉사 일 이외의 날도 출입 가능)
- 자원봉사 전용 주차공간
- 기념 배지
- 추가 1명의 대회주간 월~일까지의 입장권
이 패키지를 지난 주말에 가서 받고, 오늘 드디어 처음 할당된 Pro-Am 이벤트 지원하러 갔습니다. 새벽 5:45까지 오라고 해서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부지런히 가서 늦지는 않았습니다. 클럽하우스 정문에 도착하니 매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더군요. 일부는 PGA 투어 직원들이고 캐디 자원봉사도 있고, 마인드골프와 같이 일반 자원봉사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할당된 일을 들어보니 Pro-Am 대회에 참석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Check-in 하러 오면 티타임, 이름, 같이 플레이하는 프로선수 등을 확인하고 네임 태그를 백에 붙여주고 백을 이동 시켜주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 골프장 가면 클럽하우스에 차 대 놓고 있으면 캐디들이 와서 백꺼내고 그 골프백을 이동 시켜주는 그런것과 비슷한 일이었습니다.
역시나 자원봉사자들에게는 그리 어렵거나 비중 있는 일을 시키진 않습니다. 그러니 사전교육도 없었구요. 물론 선수들이 친 공의 비거리를 재는 ShotLink라는 자원봉사도 있긴 하지요. ShotLink는 사전 교육을 받습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일은 사전 교육이 없습니다.
여튼, 그렇게 단순 노동을 하고 있다가 점심 식사 바로 전에 다른 일로 할당을 받았습니다. 클럽하우스에 있다보니 골프장을 전혀 보지 못하고 답답하던 차에 필드쪽에서 할 수 있는 일이 할당되었던 것이지요. 9번홀, 18번홀에서 들어오는 선수들을 기다렸다가 18홀 플레이가 끝난 팀의 스코어카드를 모아서 전달해 주는 역할이었습니다. 이 역시 단순한 것인데, 지금 플레이하는 팀이 9홀이 끝난 것인지 아닌지를 좀 파악해야 합니다. 왜냐면 1번홀, 10번홀에서 동시 출발을 하니까요. 한참 스코어보드를 보고 진행 상황을 찾아서 9번홀에서 들어오는 선수들을 받고 있었습니다. 옆 사진의 모자에 있는 사인이 첫번째 들어온 Steward Cink의 싸인입니다. 준비한 펜도 없었는데, 자신의 백에서 펜을 빼서 사인을 해 주더군요.
그렇게 일하고 있다가 보니 일을 할당한 우리 그룹 리더가 와서 제가 하는 일을 더 이상 안해도 될거 같다고 얘기하더군요. 다른 사람하고 일이 겹쳐서 그랬던거 같습니다. 그러면서 새벽부터 일했으니 이제 원하면 가도 좋다고 하더라구요. 생각은 오후 늦게까지 있을 줄 알았는데, 잘 되었지요. 왜냐면 날씨가 좋지 않아 비도 조금씩 계속 내리고 있었습니다.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최경주 선수 생각이 나서 홀 하나를 열심히 뛰어가서 최경주 선수조가 경기하는 홀에 갔었습니다. 정식 대회 시작전 Pro-Am 이라서 그런지 갤러리는 별로 없었는데, 최경주 선수조는 단 한명의 갤러리도 없더군요. 최경주 선수 바로 옆쪽에 가서 기다리는 최경주 선수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더니 받아주시더군요.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더 뻘쭘했다는. 펜이 없어서 싸인을 못 받은게 조금 아쉬웠지만, 오전부터 오래 서 있어서 힘들기도 하고, 비도 계속 와서 2홀 정도만 따라 가다가 집으로 왔습니다.
막상 가기전까지는 조금 기대가 되기도 하고 긴장도 되기도 했는데,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좋은 경험을 한거 같습니다. 아마도 다음번에 PGA나 LPGA가 근처에서 열리면 또 자원봉사를 신청해 볼까 합니다.
한국에 계신 골퍼님들도 KPGA 또는 KLPGA에 자원봉사로 가보세요. 갤러리로 가는 것보다 훨씬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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