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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어느날 골프 라운드에 초대를 받았는데, 그 중 한 사람은 그날 처음 소개를 받고 같이 라운드를 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처음 만난 분과의 라운드는 마인드골프에겐 약간의 긴장을 주곤 하는데, 그렇게 어려운 사람은 아니어서 다행이 라운드를 즐겁게 마무리 했네요.
몇일이 지나서 그 사람을 아는 다른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그날 처음 만난 사람이 대뜸 나에게 레슨을 받고 싶다고 한 것었습니다. 아마추어로서 골프를 좋아하고 평균 로우 싱글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아는 사람들이 싱글 골퍼 (정확히는 Single digit handicapper)로 소개할 정도의 수준으로 골프를 쳐서 가끔 지인들에게 원포인트 레슨 정도 수준의 레슨을 하곤 했지만, 이렇게 정식(?)으로 레슨을 받겠다는 사람은 처음이었습니다.
조금 망설이기는 했지만, 흔쾌히 허락을 했지요. 왜냐면,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그 사람도 나와 같이 즐길 수 있으면 그처럼 좋은일은 없을거 같으니까요. 원래 운동을 좀 좋아하기도 하고, 내가 잘하는 편의 운동은 누군가를 잘 가르쳤던 경험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지요. ^^* 막상 OK를 하고 났더니, 이제 어떻게 그리고 어디서부터 가르치면 될까를 고민하기 시작하게 되었지만, 이내 그동안 알고 있던 골프의 지식들이 떠오르면서 대략적인 틀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구요.
이렇게 나에게 배우겠다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정보와 가치를 줄까를 고민하다가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블로그에 매일 매일의 레슨 기록을 일기처럼 올려줘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가르쳐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날의 포인트를 요약해서 일기처럼 정리를 하면 레슨 받는 사람에게도 나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요. 나에게도 이러한 기록들이 모여 언젠가는 나만의 레슨 방법을 만들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들었구요.
누군가를 가르치면 배우게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레슨을 하면서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 정리도 되지만, 사람들마다 가지고 있는 신체 구조, 스윙 특성 등을 파악하여 어떤것들이 그 사람에게 잘 적용이 될 수 있는가를 알게되는 좋은 계기가 되는 것 같구요. 때로는, 레슨 받는 사람이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는 내용을 들으면서도 배우는 것도 있습니다.
어느덧 1명으로 시작된 레슨 수강생의 숫자가 소개와 소개를 거쳐서 지금은 총 4명을 하고 있네요. 레슨 일지를 쓰는 것도 그에 따라 4배가 되어서 그날 그날 정리를 하지 않으면 금방 밀려버리는 - 때로는 어렸을 때 일기 밀리는 듯한 느낌 - 현상이 생길 수도 있어서 이것 만큼은 그때 그때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 레슨에서는 골프 스윙을 하면서 나타나는 기술적인 것들을 많이 알려주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 보다는 스윙의 물리적인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을 이해하게 되면 자신의 스윙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 것을 본인도 어느덧 깨닫게 되고 매번 스윙에서 무엇인가 잘못 되었을 때는 그것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알수 있게 되기 때문이지요.
대부분의 레슨은 스윙에 대한 기술적인 것이지만, 골프에서 더 중요한 것이 예절(매너)와 골프의 주변 상식들을 아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처음 머리 올리러 골프치러 갔을때 클럽하우스를 어떻게 이용하는 지 몰라 클럽하우스 앞 캐디 옆에 멀뚱 멀뚱 서 있었던 우스운 기억이 생각나네요. 체크인 하는법, 라커 이용방법, 캐디와 커뮤니케이션 하는방법, 코스 읽는 방법, 벙커에서 치는 방법, 경기 페이스 유지하는 방법 등 책에서 배우기 쉽지 않은 그런 것들이 실제 골프에서 골프 초보자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것들이기에 이러한 것들을 틈틈히 알려주려고 노력합니다. 기술이야 마인드골프보다 더 잘 아는 사람도 많고 인터넷에도 많이 찾을 수 있으니까 말이죠.
또 이와는 별도로 최소 1~2주에 한번은 수강생들과 라운드를 하면서 연습장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실전에서의 자세를 교정해 주는 라운드 레슨을 부가적으로 해 주고 있습니다. 연습장에서 같은 자세로 많은 공을 치는 것과 실제에서 다양한 상황에서 치는 것은 또 다른 것이기에 이러한 라운드를 통해 기억을 해 두었다가 라운드가 끝나고 간단히 알려줘야 할 것들을 전달 하곤 합니다.
욕심 때문인지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는 있지만, 레슨이 하루 하루 지날때 마다 수강생들의 실력이 조금씩 조금씩 늘어가는 것을 보면 너무나도 보람을 느낍니다. 어느날은 라베(라이프 베스트)를 기록했다고, 어느날은 어제 레슨한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하면서 좋아할 때면 괜히 내가 이룬것 처럼 많은 보람을 느끼죠.
가끔 페이스북 골프 카페(마인드골프)에 골프레슨 관련 글을 올리다 보면 한국에 있는 지인들도 옆에 있으면 레슨 받고 싶어하는데, 지금은 캘리포니아 얼바인에 살고 있어서 그런 도움을 많이 주지 못해 아쉽기도 합니다. 하지만, 얼바인에 살고 있는 지인들에게라도 이렇게 골프레슨을 통해 골프 향상에 도움을 주고 같이 즐길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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